가방과 의류를 넘어 가구·조명·테이블웨어까지, 패션 하우스의 디자인 언어가 집 안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구찌, 루이 비통, 에르메스, 프라다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가방이나 의류가 떠오릅니다. 그러나 지금의 럭셔리 패션 브랜드들은 패션을 넘어 가구와 조명, 테이블웨어, 패브릭, 오브제까지 영역을 넓히며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홈 컬렉션을 살펴보면 패션에서 익숙하게 보아온 브랜드의 색상과 패턴, 소재, 장인 기술이 공간 안에서 어떻게 새롭게 표현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옷으로 자신의 취향을 표현하듯 이제는 집을 통해서도 브랜드와 취향을 드러내는 시대입니다.
패션 브랜드는 왜 집 안으로 들어왔을까요?
럭셔리 패션 하우스의 홈 컬렉션은 단순히 브랜드 로고를 가구나 접시에 옮겨 놓은 제품군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패션과 인테리어는 본질적으로 색과 소재, 비례, 패턴, 디테일을 통해 하나의 스타일을 만드는 분야입니다. 패션 브랜드가 오랜 시간 축적해온 디자인 언어를 공간으로 확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기도 합니다.
Architectural Digest는 이미 패션 브랜드들이 의류에서 홈 퍼니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고 분석했으며, 최근에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와 같은 국제 디자인 행사에서도 패션 하우스의 가구와 홈 컬렉션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의 홈 컬렉션은 세 가지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브랜드 헤리티지의 공간화입니다. 가죽과 여행용 트렁크로 성장한 루이 비통은 가죽 공예와 여행이라는 브랜드의 뿌리를 가구와 오브제로 확장하고, 승마 문화에서 출발한 에르메스는 가죽·목재·직물 등의 소재를 가구와 생활용품에 정교하게 적용합니다.
두 번째는 패션의 그래픽을 공간으로 옮기는 방식입니다. 구찌의 GG 패턴과 플로라, 베르사체의 메두사와 바로코, 디올의 까나쥬와 Toile de Jouy처럼 옷과 가방에서 사용되던 모티브가 벽지와 쿠션, 식기, 러그 등에 적용됩니다.
마지막은 브랜드를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경험하게 하는 방식입니다. 소비자는 더 이상 한 브랜드의 가방만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브랜드의 접시와 의자, 쿠션, 오브제를 통해 자신의 생활 공간 전체에 취향을 반영할 수 있습니다.
1. Louis Vuitton 루이 비통
여행과 장인 기술을 가구로 확장하다
루이 비통의 홈 컬렉션을 대표하는 이름은 Objets Nomades(오브제 노마드)입니다.
2012년 시작된 Objets Nomades는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에게 루이 비통의 여행 정신과 가죽 공예 기술을 자유롭게 해석하도록 한 프로젝트입니다. Patricia Urquiola, Estúdio Campana, Raw Edges 등 여러 디자이너들이 참여하면서 해먹과 스툴부터 암체어, 소파, 테이블, 파티션까지 다양한 작품이 만들어졌습니다. 루이 비통 가구는 공간 전체를 같은 브랜드로 채우기보다는 거실이나 라운지에 하나의 상징적인 제품을 배치하는 방식으로 사용할 때 존재감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이미지 출처 Louis Vuitton 공식 홈페이지
루이 비통의 홈 컬렉션에서 재미있는 점은 브랜드의 출발점인 여행용 트렁크의 구조와 가죽 공예 기술이 가구 디자인으로 연결된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모노그램을 장식적으로 반복하기보다 가죽을 휘고 엮고 결합하는 방식, 소재의 긴장감과 구조를 드러내는 디테일을 통해 브랜드의 장인 정신을 표현합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루이 비통의 가구는 공간 전체를 하나의 브랜드로 채우기보다는 거실이나 라운지에 상징적인 한 점을 배치하는 방식에서 더욱 강한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하나의 가구라기보다 공간의 분위기를 결정하는 조형적 오브제에 가까운 성격입니다.
최근에는 홈 컬렉션의 범위도 더욱 넓어지고 있습니다. 기존 Objets Nomades를 중심으로 전개되던 구성에서 Signature Furniture & Lighting, 테이블웨어, 데코레이션, 게임과 오브제 등으로 영역이 확장되면서, 루이 비통은 가구를 넘어 일상 전반을 아우르는 토털 라이프스타일 컬렉션으로 홈 카테고리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디자인 특징
- 가죽과 금속, 목재 등의 고급 소재
- 조형적인 형태의 가구
- 여행과 이동이라는 브랜드 헤리티지
- 유명 디자이너와의 협업
- 오브제에 가까운 강한 존재감
2. Gucci 구찌
패션의 화려한 패턴을 그대로 공간으로
Gucci Décor는 패션과 인테리어의 경계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홈 컬렉션 중 하나입니다. 구찌가 패션에서 구축해온 강렬한 색채 감각과 장식적 디자인 언어는 가구와 벽지, 쿠션, 테이블웨어, 텍스타일로 확장되며 공간 전체에 브랜드의 정체성을 입힙니다. GG 모노그램을 비롯해 플로라 패턴, 동식물 모티브, 기하학적 그래픽은 구찌 특유의 화려하고 개성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핵심 요소입니다.
이미지 출처 Gucci 공식 홈페이지
현재 구찌 코리아는 Gucci Décor를 별도 카테고리로 운영하며 가구뿐 아니라 벽지, 인테리어 소품, 테이블웨어, 텍스타일까지 폭넓은 제품군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패션 컬렉션에서 익숙한 시각적 요소가 생활 공간으로 옮겨지면서, 하나의 아이템만으로도 공간의 인상을 크게 바꿀 수 있다는 점이 구찌 홈 컬렉션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